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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27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 (절제 연출, 복지 사각지대, 방관) 사회 초년생 시절, 저는 보증금이 빠듯해 도심 변두리의 낡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에 자취방을 얻었습니다. 얇은 벽 너머로 가끔 아이들의 기척이 들려왔고, 낮이고 밤이고 어른의 목소리 대신 TV 소리와 컵라면 냄새만 흘러나오던 옆집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아이들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뉴스로 접했을 때, 그냥 고개를 돌렸던 제 자신이 그 어떤 가해자보다 더 낯설고 무서웠습니다.아무도 모른다, 담담한 카메라가 가장 잔인한 이유 — 고레에다의 절제 연출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4년작 아무도 모른다는 실제로 일본에서 발생한 '스구모 방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엄마에게 버려진 네 남매가 좁은 아파트 안에서 스스로를 지워가며 생존해야 했던 이야기를 다룹니다.제가 처음 이 영화.. 2026. 6. 19.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고독사, 죽음의 미학, 일상의 치유) 고독사로 발견된 아버지의 유골을 아들이 오징어 젓갈 통에 담아두는 영화가 있습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그 경계 어딘가에 정확히 서 있다는 것을.강변의 무코리타, 고독사 공포가 저를 이 영화로 이끌었습니다한때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차단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연락을 모두 끊고 좁은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그 시절, 저를 가장 괴롭혔던 공포는 생각보다 소박했습니다. "이러다 아무도 모르게 죽는 건 아닐까." 지독하게 외로운 상실감 속에서도 그 두려움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고독사(孤獨死)란 혼자 생활하다가 주변과 단절된 상태에서 사망하는 것을 가리키며,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입.. 2026. 6. 18.
영화 엣 홈 at Home (선택적 가족, 범죄 미화, 혈연의 폭력성)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좀도둑, 문서 위조범, 꽃뱀이 모여 만든 가족이 있습니다. 저는 사춘기 시절 "차라리 타인이랑 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품었던 사람으로서, 이 영화의 첫 장면부터 뭔가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본 영화 엣 홈 at Home,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범죄 서사로 되묻는 작품입니다.엣 홈, 피보다 진한 가족, 근데 이게 정말 그런가요일반적으로 '선택적 가족'이라고 하면 따뜻하고 치유적인 서사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그 이상화 뒤에는 꽤 불편한 현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영화는 도입부부터 철저하게 이 가족이 화목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공원의 벚나무 아래 모녀가 어깨를 기대고, 오빠는 여동생 목욕물을 데워놓고, 막내는 게임 삼매경에 빠진 형.. 2026.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