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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27

일본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개연성, 스노비즘, 캐릭터 붕괴) 취향이 데칼코마니처럼 맞아떨어지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인디 밴드 티셔츠를 입고 같은 구석 자리 책을 손에 들고 영화를 보다 울음이 터지는 타이밍조차 똑같았던 그 사람과 저는 취향이라는 언어 하나로 세상과 싸울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그 기억을 정확하게 건드렸습니다.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막차가 만들어낸 사랑, 그 설레는 개연성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또 운명적 첫 만남 로맨스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키누와 무기가 막차를 놓친 역전에서 처음 대화를 시작하는 장면을 보는 순간, 그 판단을 거뒀습니다.이 영화의 가장 강한 힘은 내러티브 개연성(narrative plausibility)에 있습니다... 2026. 6. 19.
영화 텐텐 (도쿄 산책, 가짜 가족, 자수) 솔직히 저는 살인범의 도주 동행을 이토록 따뜻하게 그린 영화가 불편하지 않을 줄 몰랐습니다. 2007년작 일본 영화 텐텐은 빚 천만 원에 쫓기는 대학생과 자수를 결심한 살인범이 도쿄를 함께 걷는 기묘한 로드무비입니다. 보고 나서 며칠 동안 마음 한 켠이 이상하게 간지러웠습니다.텐텐, 도쿄 산책이라는 설정이 저를 끌어당긴 이유저도 대학 시절, 지갑 속 동전 몇 개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동네 골목을 정처 없이 배회하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그 시절 저에게 '걷는다'는 행위는 도피이기도 했고, 동시에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후미야가 빚 84만 엔이라는 현실 앞에 무너진 채 파칭코 기계 앞에 앉는 장면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로드무비(Road M.. 2026. 6. 18.
영화 홈스테이 리뷰 (줄거리, 자기구원, 서사분석) 고등학교 시절, 저는 학교에서 투명인간이었습니다. 밥을 혼자 먹고, 하교 후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이 반복됐죠. 그때 가장 힘들었던 건 외로움 자체가 아니라,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영화 를 보다가 마코토의 이야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타인의 눈으로 자기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설정이, 그 시절의 저에게 꼭 필요했던 시선처럼 느껴졌습니다.홈스테이, 타인의 몸으로 들여다본 한 소년의 삶: 줄거리와 구조영화는 마사 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뜬 소년의 혼란으로 시작됩니다. 거울 속에 낯선 얼굴을 발견한 영혼 '시로'는 자신이 이미 죽었으며, 전생의 죄로 환생 기회를 박탈당했다가 극적으로 '홈스테이'를 허락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 홈스테이란.. 2026.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