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영화3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일상의 미학, 상처의 치유, 서사적 한계) 일에 치여 정신없이 보낸 주가 끝나는 금요일 밤이면, 저도 가끔 아무 자극 없이 그냥 화면만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날 밤 고른 영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할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복잡한 감정을 건드릴 줄은 몰랐거든요. 이 영화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세 자매가 아버지의 부고를 계기로 이복동생 스즈를 집에 들이며, 함께 매실주를 담그고 잔멸치 덮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상처를 녹여가는 이야기입니다.바닷마을 다이어리, 일상의 미학으로 쌓아 올린 상처의 치유일반적으로 가족 드라마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 하나로 카타르시스를 끌어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완전히 반대 방향을 택합니다. 감정을 터뜨리는 대신.. 2026. 6. 21. 일본 영화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모성의 되물림, 소수자 재현, 감상주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방치된 아이의 사실상 보호자가 되는 이야기. 설정만 들으면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오기 가미 나오코 감독은 이 소재를 놀랍도록 조용한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온도 차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이 지워지지 않더군요. 아름다운 이야기인 건 분명한데, 그 아름다움이 무언가를 덮고 있다는 느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핏줄을 넘어선 모성의 되물림, 뜨개질이라는 서사 장치이 영화의 핵심 서사 구조는 모성의 세대 간 전이, 즉 모성의 되물림입니다. 여기서 모성의 되물림이란 생물학적 출산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돌봄의 경험이 다음 세대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린코의 어머니는 어린 린코.. 2026. 6. 21.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고독사, 죽음의 미학, 일상의 치유) 고독사로 발견된 아버지의 유골을 아들이 오징어 젓갈 통에 담아두는 영화가 있습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그 경계 어딘가에 정확히 서 있다는 것을.강변의 무코리타, 고독사 공포가 저를 이 영화로 이끌었습니다한때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차단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연락을 모두 끊고 좁은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그 시절, 저를 가장 괴롭혔던 공포는 생각보다 소박했습니다. "이러다 아무도 모르게 죽는 건 아닐까." 지독하게 외로운 상실감 속에서도 그 두려움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습니다.고독사(孤獨死)란 혼자 생활하다가 주변과 단절된 상태에서 사망하는 것을 가리키며,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를 포함하는 개념입.. 2026.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