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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영화9

일본 영화 언덕길의 아폴론 리뷰 (전학, 재즈, 우정) 솔직히 저는 재즈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전학을 갔을 때도, 새 교실에서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던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건 클래식 악기 연습이었지 재즈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선입견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1966년 일본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두 외톨이가 재즈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껴안는 이야기 — 영화 언덕길의 아폴론입니다.언덕길의 아폴론, 전학생의 현기증, 그리고 옥상에서 만난 인연저도 연고 없는 동네로 전학을 가본 적이 있어서, 영화 초반 카오루의 그 멍한 표정이 유독 낯익었습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쏟아지는 수십 개의 시선 — 적대감인지 호기심인지 모를 그 뒤섞인 눈빛은 숨이 막히는 수준입니다. 카오루는 그 압박을.. 2026. 7. 10.
대만 영화 카페 6 리뷰 (고교 첫사랑, 장거리 연애, 남성 서사 비판) 졸업을 앞두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끝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각자의 도시로 흩어졌던 기억,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십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 대학에 합격했던 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따라 멀어질까 봐 밤새 뒤척이던 그 기억이 대만 영화 한 편을 보는 내내 자꾸 되살아났습니다. 오자운 감독의 자전적 멜로드라마 카페 6은 청춘의 찬란함과 이별의 씁쓸함을 동시에 건드리는 작품입니다.카페 6, 눈부셨던 고교 시절과 장거리 연애의 달콤한 서막1996년 대만의 한 고등학교, 공부보다 장난이 전부였던 단짝 관민록과 소백진은 모범생 심채심, 채희민과 엮이면서 인생 처음의 설레는 감정을 맞이합니다. 영화는 이 시절을 상당히 공을 들여 그려냅니다. 카드 게임에서 타짜(賭徒)급 손기술로 분위기를 살리는 백진의.. 2026. 6. 28.
일본 영화 4월 이야기 (벚꽃 미학, 짝사랑 서사, 이와이 슌지) 상영 시간 67분. 일반 장편 영화의 절반 남짓한 러닝타임에, 대사는 극도로 적고 음악이 대부분을 채우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1998년 작 입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문득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무언가를 순수하게 열망했던 시절이 그리워질 때, 저는 종종 이 영화를 꺼냅니다.4월 이야기, 67분이 담아낸 벚꽃 미학과 짝사랑 서사는 홋카이도 출신 신입생 우즈키가 도쿄의 무사시노 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됩니다. 낯선 도시에서 혼자 이삿짐을 정리하고, 어색한 신입생 환영회에서 자기소개를 버벅이고, 새 자전거를 타고 봄바람을 마시며 서점을 찾아 헤매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직접 보고 나서 느낀 건, 이게 단순히 예쁜 화면을 나열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에 홀로 던져진 사람 특유의 .. 2026.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