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영화3 일본 영화 리버스 에지 리뷰 (세기말 청춘, 결핍, 파국) 학창 시절 내내 겉으로는 멀쩡한 척 살아갔는데, 실제 속은 늘 비어 있었습니다. 주변이 왁자지껄 떠들어도 저 혼자만 무채색 공간에 남겨진 것 같은 그 기분, 혹시 비슷하게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영화 리버스 에지(River's Edge, 2018)는 그 감각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리버스 에지, 더러운 강변이 배경인 이유 — 세기말 일본의 결핍 서사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리버스 에지는 오카자키 교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오카자키 교코의 원작은 1990년대 일본 만화계에서 세기말적 허무주의(nihilism)를 가장 날카롭게 담아낸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여기서 허무주의란 삶과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나 가치도 발견하지 못하는 사상적 상태를 뜻하며, 이 영화에서는 청소년들의 무감각한 태도와 자기.. 2026. 8. 11. 일본 영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리뷰 (10년 재회, 고백 장면, 실사화 한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를 왜 그렇게 못 했을까요. 돌이켜보면 저도 학창 시절, 저를 유난히 놀리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매번 속아 넘어가면서도 내심 그 순간을 기다렸던 것 같아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쪽이 간질간질했습니다. 영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2024)〉이 그 감각을 정확하게 건드렸습니다.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10년 만의 재회,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10년이라는 공백을 두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떤 분들은 "10년이 지나도 감정이 그대로라는 게 비현실적이다"라고 보시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감정의 보존이 아니라 감정의 뿌리입니다. 타카기 양이 파리에서 섬으로 돌아온 건 그림 공부 때문이.. 2026. 8. 7. 일본 영화 나츠미의 반딧불 리뷰 (치유 서사, 현실 타협론, 성장) 저도 한때 간절히 원했던 미래와 차가운 현실 사이에서 깊은 무력감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열정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실력의 벽을 실감했을 때, 저는 무작정 연고도 없는 시골 동네로 혼자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르신들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제 안의 뒤엉킨 감정들을 조용히 풀어주었습니다. 영화 나츠미의 반딧불은 그 기억을 고스란히 불러일으켰습니다.나츠미의 반딧불, 꿈의 무게와 시골 마을이 건네는 치유당신은 혹시 실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사진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동료를 축하하는 자리에 나란히 앉은 커플 신고와 미에(나츠미). 두 사람은 사진작가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지만, 그 자리에서 느끼는 감정은 박수보다 박.. 2026. 6.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