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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3

일본 영화 아수라 리뷰 (가족의 위선, 블랙코미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 모임 자리에서 오랫동안 존경하던 어른의 비밀이 한순간에 폭로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직접 겪어봤는데, 그 순간의 당혹감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누구보다 화목했던 집안이 한 꺼풀 벗겨지자 불신과 원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1979년 일본 한 가족의 민낯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영화 은, 바로 그 기억을 고스란히 건드렸습니다.아수라, 아버지의 외도, 그리고 네 자매의 위태로운 연대1979년 겨울, 평범해 보이던 한 가족의 근간을 뒤흔드는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넷째 키코, 첫째 타키코, 둘째 마키코, 셋째 츠나코까지 개성 강한 네 자매는 우연한 계기로 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어린아이까지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평생을 헌신해 온 어머니가 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집.. 2026. 6. 24.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일상의 미학, 상처의 치유, 서사적 한계) 일에 치여 정신없이 보낸 주가 끝나는 금요일 밤이면, 저도 가끔 아무 자극 없이 그냥 화면만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날 밤 고른 영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잔잔할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복잡한 감정을 건드릴 줄은 몰랐거든요. 이 영화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세 자매가 아버지의 부고를 계기로 이복동생 스즈를 집에 들이며, 함께 매실주를 담그고 잔멸치 덮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상처를 녹여가는 이야기입니다.바닷마을 다이어리, 일상의 미학으로 쌓아 올린 상처의 치유일반적으로 가족 드라마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 하나로 카타르시스를 끌어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완전히 반대 방향을 택합니다. 감정을 터뜨리는 대신.. 2026. 6. 21.
일본 영화 아무도 모른다 (절제 연출, 복지 사각지대, 방관) 사회 초년생 시절, 저는 보증금이 빠듯해 도심 변두리의 낡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에 자취방을 얻었습니다. 얇은 벽 너머로 가끔 아이들의 기척이 들려왔고, 낮이고 밤이고 어른의 목소리 대신 TV 소리와 컵라면 냄새만 흘러나오던 옆집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아이들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뉴스로 접했을 때, 그냥 고개를 돌렸던 제 자신이 그 어떤 가해자보다 더 낯설고 무서웠습니다.아무도 모른다, 담담한 카메라가 가장 잔인한 이유 — 고레에다의 절제 연출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4년작 아무도 모른다는 실제로 일본에서 발생한 '스구모 방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엄마에게 버려진 네 남매가 좁은 아파트 안에서 스스로를 지워가며 생존해야 했던 이야기를 다룹니다.제가 처음 이 영화.. 2026. 6. 19.